[제주간판] 세월의 흔적을 복원하다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간판 복원

철골이 녹슬고 내부 구조가 손상된 채로, 마치 세월의 무게를 그대로 짊어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간판을 다시 새것처럼 만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간단히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간판이 단순한 표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복원 작업을 수락했습니다.

파손된 간판: 시간과 환경의 흔적

복원 전의 간판은 외부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며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철골 구조는 녹이 슬어 약해졌고, 일부는 부식으로 인해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단순히 외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구조적인 안정성과 내구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복원의 과정: 세심함과 기술의 만남

첫 번째 단계는 철저한 분석과 계획 수립이었습니다. 간판의 손상 정도를 파악한 후,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고 새로운 소재로 교체해야 했습니다. 특히, 부식된 철골은 완전히 제거한 뒤 녹 방지 처리를 거쳐 내구성을 강화했습니다.

다음으로, 외관 복원을 진행했습니다. 표면의 녹과 얼룩을 깨끗이 제거한 후, 내구성이 뛰어난 페인트를 사용해 간판의 원래 색상을 복원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간단해 보이지만, 작은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했습니다. 간판의 글자와 디자인이 원래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도록 복원하는 것은 우리 팀의 전문성이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생명을 얻은 간판

복원된 간판은 마치 처음 제작된 것처럼 깨끗하고 견고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고객이 간판을 확인했을 때의 밝은 미소는, 우리가 이 일을 왜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단순히 외형을 복원한 것이 아니라, 간판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를 되살리는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삼무동 기숙사 간판: 지역의 정체성을 담다

복원된 간판은 ‘삼무동’ 기숙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간판은 단순히 장소를 알리는 역할을 넘어, 제주의 독특한 정체성과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는 제주의 삼무 정신을 설명하며, 이곳이 단순한 기숙사가 아닌 공동체의 가치를 공유하는 공간임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간판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한 물리적 재건을 넘어, 이 간판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간판 이상의 가치

간판은 단순한 안내판이 아닙니다. 그것은 공간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지나온 시간을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파손된 간판을 복원하면서, 우리는 간판이 지닌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복원의 결과물은 단순히 복원된 간판 그 이상이었습니다—그것은 세월과 기억, 그리고 지역의 이야기를 다시 살아 숨 쉬게 만든 결과물이었습니다.

이 복원 작업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작업을 계속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Client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Method : 간판복원